자리 어딘가에 잠시 다녀온 그녀는 그곳을 두리번거렸다. 그 자리는 그 사이에 이미 채워져 있었다.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만 해도, 그곳이 영원히 마치 잘 알고 있던 사이였던 듯 여전히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염두에 두며 잠시 다른 곳을 다녀온다고 생각했을지라도, 손에 닿을 듯한 거리가 아닌 것이 될 때에는, 그 자리는 언제나 비어 있는 속성을 잃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녀의 상상 속에서는 그 부재를 떠올린 적이 없었을 테다, 마치 모든 존재와의 마지막 기억이 그러했듯이, 그곳도 오랫동안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마음이 저 하늘로 서서히 부상하는 일은 그렇게나 가볍고 쉬운 일이었다. 부상하는 것을 바라보는 건 약간의 고통을 수반한다지만, 언제나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게 하는 생각들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비워진 곳에도 그늘이 지고, 햇볕이 들다가, 풍요를 만끽하면서, 어딘가로 가버린 지도 모르게끔 잊혀지는 거니까. 아쉬웠다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시 마주한 것처럼, 그런저런 물음들 사이를 헤집고 마주하는 건 말로 전해질 수 없는 삶에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어떤 잔영 같은 것들. 그녀 곁에 오랜 동안 머물러 온 존재들에게 도전적이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많은 물음들 사이에서 결국 한 기간 동안 비워져 있었던 것보다는 무거운 것은 없었다고 이야기 건네야 할테다. 그녀는 그럭저럭 풍요와 결핍의 간극을 메꾸기 위해, 그동안 약간은 조급했던 것이다. 여러 가지 만들어낸 선택지 속에서, 동그라미를 그리며 누구도 요구하지 않던 선택을 생각해 왔지만, 모든 결말은 박수만 남는 건 아니었다. 돌아갈 곳을 잃었다 한들, 누구도 완전한 소유권을 가지지 않은 채 남겨진 빈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동안, 그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잊혀지는 동안, 남아 있는 자리를 찾아내는 것은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 것이다. 마치 한여름 커피의 얼음이 녹아가는 동안, 인연의 가장 향기로운 때가 지나가는 동안, 가장 진했던 기억이 없어져 버린 채로. 그녀는 검은 물처럼 변해 버린 블랙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것처럼 갈 곳을 잃은 카페에서, 어딘가를 계속 서성이며 오고 가는 인적들에 대한 그림자가 뒤집히길 기다렸다. 그렇게 다시 그때의 향기가 전해주는 미련과 공터와, 한 번쯤은 남게 되던 혼자로서의 기억에 몸서리치면서. 자라나는 사념들에게서 여전히 벙어리가 되던 기억을 치료한다는 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이곤 했다.